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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4-13 09:57
"편견 무너뜨리고 싶었다"…장애·비장애 어우러진 따뜻한 식당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61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8856 [389]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장 15절).”

전국 최초로 청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개업한 김소향(50·여) 대표는 요즘 들어 더욱 바빠지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오픈한 1호점 ‘한숲맛 이야기’에 이어 2호점 ‘포항 수화식당’이 성공한 이후, 사업을 다시금 재편하기 위해서다.

1호점은 다음주 재개업을 준비 중이다.
 

전국 최초 청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식당 2호점 수화식당 직원들의 단체 사진. 김소향 대표는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남편 안후락 목사는 앞줄 오른쪽에서 첫번째.
2호점 입구를 들어서면, 제일 먼저 저렴한 가격의 물품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련된 인테리어의 내부 모습에 조용한 분위기 속 분주히 움직이는 직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총 직원 27명 중 10명은 청각장애인, 4명은 지적장애인이다.

일반 사회에선 장애인들의 업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사실 김 대표는 수화통역사로 일한 경험에다 남편 안후락(55) 목사 역시 청각장애인이다.

김 대표가 수화통역을 통해 장애인들의 취업을 도와왔던 당시, 회사의 합격문은 극히 좁았다고 한다.

소수 남성 장애인들은 그나마 열악한 환경 업무에 취업이 가능했지만, 여성 장애인들은 사실상 취업이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했다.

남편과 머리를 맞댔다.

어떻게 하면 장애인들의 삶에 도움이 될 취업문을 열 수 있을까.
 

전국 최초 청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식당 2호점인 수화식당 내부 모습. 황영우 기자
결국 김 대표는 본인이 직접 식당을 열어 장애인 취업의 실제 사례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초기 3명의 장애인 직원을 통해 식당 문을 열자 두려움과 걱정도 컸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역사회에는 희망이 있었다.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음식 맛을 통한 ‘입소문’이 퍼지자 단골손님들이 늘어 갔다.

전체 손님 중 70% 정도가 단골이다.

식당에만 그치지 않고 반찬 판매, 케이터링(10인 이상 소규모 홈파티), 출장 뷔페 등 사업 영역을 넓혀 갔고 합리적 가격과 맛으로 승부한 결과 2018년 한 해 매출 6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2020년 6월 3일 농아인의 날에 2호점 수화식당을 열게 됐다.

2022년엔 경북에선 유일하게 장애인고용우수사업주로 선정됐고 같은해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공로상도 받게 됐다.

이 식당에는 기존 식당에선 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메뉴 주문을 수화로 하면 500원 할인이 된다.

10일 경북일보 취재진 역시, 직원 안내를 받아 직접 수화로 수제비를 주문했다.
 

전국 최초 청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식당 사업체인 한숲푸드가 지난 2022년 경북에서 유일하게 받은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 인증서. 경북일보 독자 제공
장애인 직원들은 일반인보다도 더 신속하게 주문을 받은 후 이내 기본 찬을 내어왔다.

고명이 올라간 수제비는 정갈하면서도 맛에도 충실했다.

일반 직원들 역시, 장애인 직원과 의사소통을 수화로 한다.

스스로 익혔다고 한다.

이런 식당 내 조직 문화는 곧 ‘직원들의 가족화’가 가능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장애인 직원들이 처음에는 업무에 서툰 감이 있지만 일정 시간을 지나게 되면 집중력은 물론, 업무 숙달도가 일반 직원들보다도 나은 면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 김 대표는 다음주 재개업할 1호점과 2호점의 메뉴 조정도 직원들과 함께하는 중이다.

1호점에는 칼국수·수제비·국수 등 면 종류를, 2호점에는 제육덮밥·돈까스·새우 및 목살 필라프·오므라이스·샐러드·샐러드 피자 등이 예정됐다.

청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이 식당의 성공은 지역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식당이 위치한 포항시 북구 불종로는 물론이고, 포항 중앙상가까지 구도심 전반에 침체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되려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발길을 이어가고 있는 해당 식당의 사례에 상가 기대도 크다.

어느새 선한 영향력의 구심점이 된 이 식당을 두고 ‘착한 데이트 코스’, ‘장애인 편견 극복의 거점’ 등 수식어가 만들어 지고 있다.

식당의 팬클럽 격인 SNS 회원 가입자 수만 해도 4600여 명을 넘어섰다.

김소향 수화식당 대표는 “지역 시민들께서 이 식당에서 꼭 밥을 먹어야 한다며 꾸준히 방문해주고 계신다”며 “주문도 쇄도하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앞으로 식당이 더욱 번성해 더 많은 장애인 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피해의식이 있던 장애인분들이 취업한 후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타인들에게 도움이 되려는 긍정적인 변화를 현장에서 직접 체감했다”며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과 공존하려는 마음이 커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